창조경제를 꿈꾸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창조경제를 꿈꾸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국산 하이브리드 차종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이어 준대형급인 그랜저 하이브리드까지 선보였다. 복합연비 16.0km/L를 강점으로 내세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면면을 살펴보자.

외관은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강조하는 엠블럼과 회생제동성능을 올리기 위한 설계로 가공된 에어로 휠을 제외하면 일반 가솔린 모델과 쉽게 구분하기 힘들다. 독립된 정체성의 디자인을 가진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같지만 다른 쏘나타’의 인식을 주는 것과 달리,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다르지만 같은 그랜저’라는 다른 인식을 통해 오랜 세월 쌓인 그랜저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고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실내 인테리어의 재질과 마감, 디자인 등은 가솔린 모델과 별 차이가 없다. 다만 하이브리드적인 요소들이 약간 첨가됐다. 계기판에는 순간연비를 확인할 수 있는 게이지가 들어서면서 타코미터가 완전히 사라졌고, 기존 그랜저에서 대시보드와 동일한 컨셉으로 독창적인 레이아웃을 선보였던 센터페시아 상단의 버튼구성이 평범한 다이얼 형태로 변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2.4리터 가솔린 엔진과 35kw급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배터리는 LG 화학의 리튬이온 폴리머 전지를 사용하고, 여기에 독자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복합연비 16.0km/L를 구현한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가솔린 모델과 같은 형식이나 트렁크에 실린 배터리박스로 인해 조금 더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연출한다.

차량의 시동을 걸고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요금소를 지나 주도로에 진입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가동해 최고출력 204마력의 출력을 나타낸다. 특히 풀 스로틀 개방 시 반 박자 늦게 개입하는 전기모터의 출력은 저압 터보차량을 타는 듯 다소곳한 다이내믹함까지 연출한다.

통일로 IC에서 자유로 휴게소까지 중간 진입로를 제외하고 외곽순환도로에서는 100km/h, 자유로에서는 90km/h로 크루즈 주행을 실시했다. 주행 중에는 엔진과 모터가 교대로 출력을 만드는데 엔진의 비율이 약간 더 높다. 크루즈 설정 속도보다 떨어지면 엔진이 가동되어 속도를 올리고, 올라간 속도에서 설정속도로 내리거나 속도를 유지할 때는 모터가 가동된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평균연비는 약 16km/L를 기록했다.

다음은 이른 아침 주차장에서 나와 복잡한 도심의 출근길에 동참했다. 내부순환도로에 진입하기 전 1번 국도에서는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주행을 했으나, 진입하면서 강변북로를 지나 동부간선도로를 지나기까지 상습 정체구간을 여러 번 마주했다. 정체구간에서는 정차 및 가속 구간이 매우 잦았고 정차한 채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도 있었다.

이러한 상습 정체구간에서는 EV 모드가 큰 도움을 준다. 정차 시 EV 모드로 전환해 엔진을 정지시키고, 저속에서 EV 모드로 주행해 연료소비를 억제한다. 배터리가 1/3 정도 남게 되면 엔진을 회전시켜 충전하지만, 몇 번의 제동이 더해지면 다시 빠르게 충전된다. 평균연비는 약 12km/L를 기록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단일모델 한 가지만 판매되며 가격은 3,460만원이다. 비슷한 출력을 가진 그랜저 HG240(201마력)이나 비슷한 가격대의 HG300 익스클루시브(3,422만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면서도 하이브리드 특유의 연료 효율과 가솔린 모델 이상의 정숙성,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 등을 갖춰 준대형 세단을 선택하는데 있어 일반 그랜저와 함께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제조사의 하이브리드 차종들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일단 최적의 제작 방법이 이미 다른 제조사의 특허로 지정되어 다른 어떤 새로운 방법으로 만들어도 최적의 기술력을 따라갈 수는 없다. 연비 효율 또한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고, 동급의 디젤 차량 대비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실제 연비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결국 현대자동차, 그리고 그랜저라는 범주 안에서는 가솔린 모델 못지않은 성능과 높은 효율성까지 갖춘 좋은 차량이지만, 하이브리드 세계의 정상권에 오르기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인다는 결론이다.

글 / 이진혁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박환용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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